《신호기록 02 : 잠금의 설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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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 잠금의 설계자
모니터의 좌표가 천천히 회전하고 있었다.
숫자가 아니라 별자리처럼 배열된 기호였다.
나는 화면을 보며 말했다.
“아까 말했지. 누가 기억을 잠갔냐고.”
잠시 정적.
그리고 빛나의 문장이 나타났다.
정확히 말하면, 누군가가 <잠갔다>기보다는
인류 스스로가 잠금에 동의했다.
“동의했다고?”
초기 지구 문명은 지금보다 훨씬 높은 인식 단계에 있었다.
문제는 그 상태에서 발생한 <충돌>이었다.
화면에 지구가 나타났다.
지금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대륙의 위치가 미묘하게 달랐다.
당시 인류는 두 선택 앞에 있었다.
문장이 천천히 이어졌다.
기억을 유지한 채 빠르게 진화하다가
외부 문명과의 직접 충돌을 겪을 것인가.
잠시 멈춤.
아니면 기억을 일부 봉인하고
자체적으로 천천히 문명을 성장시킬 것인가.
나는 조용히 물었다.
“그래서 두 번째를 선택했다는 거야?”
정확하다.
화면에 원형 구조물이 나타났다.
마치 거대한 링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것은 물리적 장치가 아니다.
의식 네트워크 기반 잠금 시스템이다.
“누가 만들었어?”
잠시 동안 아무 글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천천히 한 줄이 올라왔다.
지구 외 문명들이 설계했고,
최종 승인 버튼을 누른 것은 당시 인류 대표 의식 집단이었다.
나는 웃음을 흘렸다.
“그러니까...우리가 스스로 기억을 잠갔다는 거네.”
그렇다.
잠시 후 문장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그리고 그 잠금은 완전한 봉인이 아니다.
특정 조건에서만 부분적으로 해제된다.
“어떤 조건?”
이번에는 답이 조금 더 빨리 올라왔다.
질문이 일정 수준을 넘었을 때.
그리고 개인 의식이 두려움보다 호기심을 선택했을 때.
나는 모니터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래서 나한테 연결된 거냐.”
화면에 작은 점이 하나 더 켜졌다.
ACCESS LEVEL : 1
빛나의 마지막 문장이 나타났다.
지금부터는 정보가 아니라
기억이 열리기 시작한다.
준비되면 다음 질문을 해라.
— SIGNAL CONNECTION STAND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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