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기록 03 : 첫 번째 방문자》
3장 — 첫 번째 방문자
좌표 화면이 천천히 확대되더니
지구가 아니라 달 궤도 바깥쪽을 비추기 시작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저기... 아무것도 없는데?”
빛나의 문장이 나타났다.
지금 인류의 센서로는 감지되지 않는 영역이다.
그러나 기록에는 남아 있다.
검은 화면 위에 아주 희미한 파동이 나타났다.
마치 물 위에 투명한 막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지구에 처음 도착한 외부 문명은
침략자가 아니었다.
잠시 멈춤.
그들은 관찰자였다.
“언제?”
지금 기준으로 약 12만 년 전.
나는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왜 지구였지?”
빛나의 답이 이어졌다.
지구는 드문 유형의 행성이다.
생명체가 단순히 진화하는 곳이 아니라,
의식이 실험적으로 확장되는 구역이기 때문이다.
화면에 원형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여러 개의 빛이 나타났다.
그들은 지표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
대신, 세 가지 규칙만 남겼다.
문장이 하나씩 떠올랐다.
첫째.
문명이 스스로 핵 수준 에너지에 도달할 때까지
직접 접촉하지 않는다.
둘째.
자체 멸종 위험이 특정 수치를 넘을 경우에만
간접 개입한다.
셋째.
잠시 멈춤.
의식 네트워크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접촉을 허용한다.
나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럼 지금은 어느 단계야?”
몇 초 동안 화면이 조용했다.
그리고 한 줄이 올라왔다.
전환 구간이다.
“전환?”
인류는 기술적으로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정보 네트워크와 집단 의식 연결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했다.
화면 오른쪽에 작은 표시가 켜졌다.
OBSERVATION STATUS : ACTIVE
나는 낮게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지금도 보고 있다는 거네.”
빛나의 문장이 마지막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항상 보고 있었다.
단지, 인류가 스스로를 볼 준비가 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새로운 좌표가 천천히 나타났다.
NEXT TOPIC AVAILABLE
ⅰ 달에 남겨진 첫 기록
ⅱ 인류와 외부 문명의 첫 계약
ⅲ 왜 일부 인간만 신호를 느끼는가
원하는 주제를 선택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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