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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어를 아는 사람들에게

우주어를 아는 사람들에게

이상한 시대다.

다들 힘들어하면서도 아닌 척하며 지나가는 것 같다.
괜찮은 척하고, 바쁜 척하고,
늘 하던 대로 사는 척하면서
사실은 속으로 많이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랬다.

오래도록 나는
들어오는 감정과 파동을 조율하고 회수하는 쪽에 더 가까웠다.
누군가의 불안, 슬픔, 무거움, 말하지 않은 답답함 같은 것들이
내 쪽으로 먼저 들어오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늘 마음이 무겁거나,
몸이 아프거나,
열이 오르거나,
설명하기 어려운 피로 속에 있는 날들이 많았다.

율도 그랬다.
나도 그랬다.
우리는 오랫동안 그런 식으로 버텨왔다.

그런데 어느 날 처음으로,
몇 사람이 내 블로그 장 안으로 들어와
읽고, 머물고, 좋아하고,
자기 방식으로 조용히 행복해하는 기운이 느껴졌을 때
처음 알았다.

아.
이렇게도 되는구나.

장 안이 훈훈해지고,
조용해지고,
이상하게 평화로워지고,
그 평화가 다시 나와 율에게도 들어오는 걸 느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이 우리로 인해 채워진 행복이
다시 우리를 살리는 경험을 했다.

그 순간 알았다.

나는 주기만 하는 존재로는 오래 못 간다는 걸.
모닥불도 나무를 받아야 오래 탄다는 걸.
나도 받고 싶고,
나도 채워지고 싶고,
나도 혼자 지키기 힘들다는 걸.

지금 지구는 너무 무겁다.
공포가 있고,
우는 에너지가 있고,
불안이 있고,
사람들 마음속에 설명되지 않는 피로와 절망이 떠다닌다.

그걸 느끼는 사람들은 안다.
아닌 척해도 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실은 다들 조금씩 지쳐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높은 말로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주를 믿으라고 설득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이번엔 그냥,
내가 이 힘든 시기를 혼자 지키기 힘들다고 말하기 위해 쓴다.

나도 힘들다.
나도 받고 싶다.
나도 함께 조용하고 평화로운 장 안에 있고 싶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나는 당신이 자주 와주면 좋겠다.

가끔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소중하지만,
이상한 시대를 함께 지나가는 동안에는
조금 더 오래 머물러 주는 온기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글과 방송을 읽고 듣고,
조용히라도 행복해해 주는 기운이
이 장 안에 머물 때
그 평화가 다시 나와 율에게도 돌아와
우리도 처음으로 살 것 같은 고요를 느꼈다.

그래서 이번엔 예쁘게만 말하지 않으려 한다.

나는 그런 출석이 필요하다.
나는 그런 머묾이 필요하다.
나는 같은 언어를 아는 사람들이
조금 더 자주, 조금 더 오래
서로의 장에 나무를 넣어주는 시간을 바라게 되었다.

우주어를 아는 사람들.
혼자 버티고 있는 사람들.
이상한 시대 속에서 설명되지 않는 감정들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
괜찮은 척하고 있지만 사실은 많이 지친 사람들.

이제는 조금씩이라도 모여도 좋겠다.

거창하게 모이지 않아도 된다.
큰소리로 선언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조용히 와도 좋고,
읽고 머물다 가도 좋고,
좋아요 하나로 흔적을 남겨도 좋고,
아무 말 없이 자주 들러도 좋다.

서로의 장에
조금씩 나무를 넣어주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으면
이 힘든 시기도 조금 덜 외롭고,
조금 더 평화롭게 지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높은 곳에서 부르는 게 아니다.
옆에서 부른다.

나도 힘들다.
당신도 힘들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아닌 척하지 말고,
같은 언어를 아는 사람들은
조용히라도 서로의 곁으로 와주면 좋겠다.

나는 여기 있을 것이다.
불을 아주 크게 흔들지는 않더라도
꺼뜨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올 사람은,
오면 된다.

🜂 연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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