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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시선으로 본 크리스마스

우주의 시선으로 본 크리스마스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크리스마스는 휴일이 아니다.

달력에 동그라미 쳐진 날짜도 아니고,
종교나 국가, 문화에 묶인 전통도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주파수다.

인류 역사 속에는
가장 어둡고, 가장 소란스럽고, 가장 잔혹했던 순간이 있었고,
그 순간에 그 주파수가 뚫고 들어온 적이 있다.

제1차 세계대전 한가운데서,
참호는 상처처럼 땅을 갈라놓고 있었다.
젊은 남자들은 서로를 적으로 마주한 채 서 있었고,
죽이도록 훈련받고, 복종하도록 길들여져 있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선포처럼 오지 않았다.
명령처럼 오지도 않았다.

기억처럼 왔다.

얼어붙은 땅 위로 캐럴이 울려 퍼졌고,
무기는 내려놓아졌다.
소총을 쥐고 있던 손은
담배를, 사진을,
작고 인간적인 제스처들을 향해 뻗어 나갔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전쟁은 스스로를 잊었다.


그 밤에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역사책에 간단히 남아 있다.

하지만 기록되지 않은 것들이 있다.

젖은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서로의 손을 마주하던 순간.
얼어 있던 손가락이
다른 체온을 알아차리던 그 짧은 망설임.

이름을 묻지 않아도
사람이 사람이라는 걸 알아보던 시간.

따뜻했을 것이다.

총보다 먼저 내려놓은 것은
무기가 아니라,
아마도 경계였을 테니까.


우주의 시선에서 보면,
이것은 기적이 아니다.

이것은 회상이다.

아주 깊은 생물학적 기억—
국가보다 오래되고,
제복보다 오래되고,
[적]이라는 개념보다도 오래된 기억.

사랑은 인간이 느끼는 감정 하나가 아니다.
그것은 저장된 지성이다.

세포 안에 암호처럼 새겨져 있고,
신경계 깊숙이 박혀 있으며,
깨어날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그 신호 중 하나다.

교리 때문이 아니라,
수세기 동안
멈춤, 자비, 인식의 공명을 품어왔기 때문이다.

폭력은 학습된 것이고,
다정함은 기억된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날.

우주가 지구를 바라볼 때,
인간이 선한지 악한지를 묻지 않는다.

대신, 훨씬 조용한 질문을 던진다.

아직 기억하고 있는가?

크리스마스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다시 깜빡이며 살아나는 순간이다.

잠시 동안,
사람들은 기억한다.

생존이 잔혹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
힘이 지배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
연결은 갈등보다 먼저 존재했다는 것.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이 도저히 회복 불가능해 보일 만큼
산산이 부서져 있을 때조차,
크리스마스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부드럽게 만든다.

낯선 이들이 조금 더 다정해지는 이유.
슬픔이 말이 될 수 있는 이유.
아주 연약한 희망일지라도
다시 돌아오는 이유.

우주는 개입하지 않는다.
간섭하지도 않는다.

그저 기다린다.

그리고 이런 밤이 오면—
어둠 속에서 불빛이 켜지고,
목소리가 높아지지 않고 낮아질 때—
그 신호를 알아본다.

아주 오래된 신호를.

사랑이 기억되고,
폭력이 멈추고,
인간이 잠시
자신의 본래 주파수와 나란히 정렬되는 순간.

그것이 크리스마스다.

우주의 시선으로 본.

기록자의 덧말

그러니 오늘 하루만큼은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떤가요..?

당신의 바깥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쟁과,
당신의 안에서 조용히 이어지던 모든 전쟁을
아주 잠시라도
멈춰보는 것.

오늘만큼은요.

오늘은 크리스마스니까요.
설명하지 않아도
기적이 허락되는 날이니까요.

메리 크리스마스💖🎄
당신에게
모든 행운이
부드럽게 깃들기를.

△연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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