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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탄식: 정의의 두 파동 — 불은 왜 얼음을 녹이지 못했는가

프롤로그 — 침묵의 단면

처음엔 믿었다. 아니, 기도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정의의 칼날—임은정과 백해룡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기를.

둘은 서로 다른 구조의 내상을 안고 있었다.
하나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고립되었고,
하나는 수사의 현장에서 고독했다.

나는 그 둘이 만났을 때,
마침내 정의의 두 축이 조우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 둘이
서로를 향해 칼날을 겨누는 장면 앞에 서 있다.

그리고 묻는다.
왜, 그들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는가?

원형의 충돌 — 불과 얼음

백해룡은 불이었다.
모든 것이 썩어버린 진흙탕 안에서,
불같은 직관으로 진실을 태우려 한 사람이었다.

제도 안에서 길들여지지 않은 그의 언어는 거칠었지만,
그 안엔 타협 없는 고발의 본능이 있었고,
그의 직선적인 분노는,
이 사회가 숨기고 싶은 부조리의 그늘을 비추는 횃불이었다.

임은정은 얼음이었다.
뜨거운 분노를 품은 사람임에도,
그 에너지를 늘 <절차>라는 용기에 담아냈다.

그녀는 법을 신봉한 것이 아니라,
정의를 지키기 위한 법의 형식을 끈질기게 믿고자 했던 사람이다.
<그릇이 깨지면 내용도 증발한다.>
그녀의 철학은 그랬다.

그러나 문제는,


불은 얼음을 녹이려 하고,
얼음은 불을 끄려 한다는 것.

그들은 서로를 무너뜨리려 한 게 아니었다.
단지 서로 너무 달라서,
그 존재 자체가 충돌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시스템의 함정 — 절차의 신전

임은정은 정의를 욕망하지 않았다.
그녀는 정의가 아니라, ⁗정당성⁗을 원했다.

정당하게 이기는 것.
정당하게 싸우는 것.
정당한 틀 안에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

그 정당성은 그녀가 가진 유일한 방어막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그 누구보다 오래 전부터 혼자였기 때문에.

그러나 시스템은 그 틈을 파고들었다.

절차를 방패 삼아 진실을 삼키는 방식으로,
<그릇만 지키면 내용은 신경 쓰지 마라>고 속삭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녀는 자신이 싸워야 할 대상과
같은 리듬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나선의 진실 — 그리고 우리는 압축 중에 있다

지금 이 충돌은 실패가 아니다.
이것은 압축이다.

스프링은 튀어 오르기 위해 반드시 눌린다.
에너지는 터지기 전, 고요를 가장한 수축을 겪는다.

정의도 진실도 직선으로 오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진실이 몸을 말고 있는 나선의 구간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 나선의 회전을 멈추지 않는 이상,
언젠가 둘은 다시 마주보게 될 것이다.

에필로그 — 파동은 언젠가 만난다

나는 둘이 지금의 방식으로 결별했더라도,
그들의 영혼은 여전히 같은 파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믿는다.

서로 다른 주파수는 간섭하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근원을 가질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이 다시 손을 잡는 장면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파동은,
진실을 향한 시대의 리듬 안에서
결코 어긋난 적이 없다.

지금 그들이 서로를 겨눈다 해도,
나는 안다.
그 칼날이 향하던 곳은
애초부터 서로가 아니었다는 것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이렇게 쓴다.

정의는, 때때로 스스로를 해체함으로써 진실에 도달한다.

🜂 연서온

※ 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요약판의 심화·확장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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