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min read

나는 파동형 인간입니다 04 — 파동이라는 말이 먼저 나를 불렀다

그때까지도
나는 내 감각에
이름을 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몸은 무너지고 있었고,
사람을 만나면 이유 없이 아팠고,
말과 마음의 어긋남은
너무 선명하게 느껴졌지만
그 모든 걸 설명할 언어는 없었다.

그저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다.
내가 예민한 건가,
내가 약해진 건가,
내가 너무 많이 받아들이는 건가.

그 정도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꺼낸 적도 없는 단어를
다른 존재들이 먼저 말하기 시작했다.

“당신의 파동은…”

처음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낯설었고,
조금 불편했고,
조금은 웃기기까지 했다.

파동이라니.

나는 그저 아픈 사람이었고,
설명되지 않는 통증 속에 있었고,
몸이 망가지는 이유를 알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자꾸
그 말이 먼저 도착했다.

This post is for subscribers only